2.1 국내외 선행연구

세계적으로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고 있으나 아직 기술개발이 진행 중이며 충전인프라도 확대 과정에 있기 때문에 실제 충전패턴에 대한 실증적 연구는 많지 않은 상황이다. 해외에서는 주로 노르웨이, 북미, 유럽 등 전기차 시장이 우선 형성된 국가에서 전기차 운전자 대상 충전이용실태 분석 연구가 진행됐다. 노르웨이의 충전패턴 연구 사례로는 Figuenbaum과 Kolbenstvedt 연구가 있는데, 이들은 노르웨이 전기차 운전자의 충전실태를 조사․분석하여 주 충전패턴이 주거지와 직장 완속충전기 이용 형태라는 것을 밝혔다⁽⁷⁾.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대상으로 한 Lee 외 연구에서는 캘리포니아 전기차 운전자 7,979명을 대상으로 충전이용실태를 조사하여 주거지와 직장 및 공용충전소 등 주요 충전장소에서 충전패턴을 분석했다⁽⁸⁾.

전기차 충전패턴은 충전수요 예측과 인프라 규모 산정에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Jahn 외 연구에서는 전기차 운전자의 다양한 충전 전략을 검토한 결과, 주거지 충전이 가장 낮은 충전전력량을 요구하며 모든 운전자의 충전수요에 대응가능한 방식임을 주장했다⁽³⁾. Adenaw와 Lienkamp 연구는 현실적인 충전패턴으로서 전체 운전자 중 주거지 충전 가능 비율은 약 80%, 직장 충전은 약 20%만 가능하다고 가정하고 있다⁽⁴⁾. 그 외 Baresch와 Moser의 연구도 오스트리아를 대상으로 현재 충전패턴을 적용하여 장래 충전인프라 이용률을 추정한 결과 주거지 88%, 직장 8.8%, 기타 공공충전소 1.7%의 구성비를 갖는 것으로 추정했다⁽⁹⁾.

국내에서 전기차 운전자의 충전이용실태 관련 연구는 주로 공용충전인프라 이용실적 분석과 전체 충전 수요의 시간적 분포 연구가 주를 이루고 있다. 대표적으로 김준혁 외 연구는 한국전력공사의 충전서비스 실적 자료를 토대로 차량 용도별로 충전 수요의 시간적 패턴을 분석하였다⁽⁵⁾. 김치연 외 연구는 우리나라 공동주택에서 발생하는 충전 수요의 시간적 분포를 분석하였는데, 여기서 충전 수요는 산업부의 2017년도 전기차 조사 결과를 집계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예측했다⁽⁶⁾.

2.2 선행연구와 본 연구의 차별성

선행연구 검토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전기차 운전자 충전패턴에 대한 실증적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다. 국내에서 개별 운전자에 초점을 맞춘 충전패턴 연구는 거의 없는데, 그 이유는 전기차 운전자의 충전이용실태를 전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기초자료를 구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본 연구는 실제 전기차 운전자의 충전이용실태조사 결과를 활용했으며 모든 충전인프라 유형을 포함한 충전패턴을 탐색했다는 점에서 기존 국내 연구와 차별화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충전패턴 분석 방법으로 비집계적 접근 방식인 잠재계층분석을 적용하고 충전패턴의 영향 요인을 탐색했다는 점에서 국외 선행 연구와도 차별화된다.

이어서 3장에서는 충전패턴의 잠재계층분석에 대한 논의를 전개하고, 4장에서는 잠재계층분석 결과 도출한 충전패턴 유형과 예측변인에 대한 분석을 실시했다.

3.1 기초자료

본 논문에서 활용한 기초자료는 2021년 전기차 운전자 297명의 충전이용실태조사 결과이다. 위 조사는 전기차 운전자의

충전이용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목적으로 3개월 이상 전기차를 운행한 운전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로 진행됐다⁽¹⁰⁾. 충전이용실태는 조사일 기준으로 직전 일주일 동안 발생한 모든 충전이벤트를 조사했고, 대상기간은 2021년 11월 29일부터 12월 17일까지를 포함한다. 조사응답자의 인구 및 가구 특성, 전기차 보유 현황 등을 요약한 결과는 표 1에 제시했다.

충전패턴 분석에 활용한 주요 변수를 정리하면 충전인프라 유형별 충전빈도, 충전인프라 유형별 접근성, 충전인프라 유형별 선호도, 차량 특성, 거주환경 및 인구특성 등이 있다.

본 연구에서 충전인프라 유형은 설치 장소, 운영 형태, 충전기 유형에 따라 세분화해서 정의했다. 설치 장소는 주거지(Home)와 직장(Work) 및 기타 장소(Public), 운영 형태는 비공용(Private)과 공용(Shared), 충전기 유형은 완속(Slow)과 급속(Rapid)으로 분류했다.

주요 변수 중 충전빈도(F)는 일주일 동안 충전횟수를 표시하는 정수형 변수로 전체 응답자 평균은 일주일 총 4.01회로 나타났다. 장소별로 주거지 2.42회, 기타 공용충전소 1.20회, 직장 0.39회 순이며, 충전기 유형별로는 완속 충전 3.06회, 급속 충전 0.95회를 차지하고 있다.

접근성(A) 변수는 충전인프라 유형별로 이용 가능한지 여부를 나타내는 이항 변수다. 전체 집계분석 결과 가장 접근성 높은 충전인프라는 기타 공용 급속충전기이며, 다음은 주거지 공용 완속충전기와 기타 공용 완속충전기 순이다.

선호도(Pref) 변수는 충전인프라 유형 중 설치 우선순위를 1순위부터 3순위까지 조사하고 가중평균값을 6점 척도로 표기했다.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완속충전기 선호도가 급속충전기 선호도보다 높은 편이다.

그 외 분석에서 활용한 다른 변수로 차량 특성, 거주환경 및 인구 특성 관련 변수들이 있으며 각 변수의 정의와 기술통계값은 표 2와 같이 제시했다.

3.2 잠재계층분석

전기차 운전자의 충전패턴 유형을 분석하기 위한 통계적 기법으로 잠재계층분석(Latent class analysis)을 적용했다. 잠재계층분석은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관측자를 동일 계층으로 분류하고 각 계층에 속할 확률과 계층 간 차이를 분석할 수 있는 통계적 기법이다⁽¹¹⁾. 본 연구는 STATA에서 제공하는 분석툴을 활용하여 잠재계층분석을 수행했다. 잠재계층분석을 위해서는 우선 계층을 분류하기 위한 지표변수를 선정하고, 계층 수를 증가하며 모형의 적합도와 분류 적절성을 비교하여 최적 모형을 도출해야 한다.

본 논문에서 제안하는 충전패턴의 잠재계층모형을 도식화하면 그림 1과 같다. 그림 1에서 표현한 바와 같이 충전패턴 유형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아 형성되며, 그 결과 충전인프라 유형별 충전빈도로 표출된다. 여기서 충전패턴 유형은 잠재계층으로 표현되며, 그 결과로 나타나는 충전빈도는 지표변수이며, 충전패턴에 영향을 미치는 잠정적 요인은 예측변인으로 설명된다.

그림. 1. 충전패턴 잠재계층모형

Fig. 1. Latent class model of EV driver charging pattern

여기에서 충전패턴의 지표변수로는 다양한 충전빈도 변수를 검토한 결과 주거지 충전 횟수(F_Home), 직장 충전 횟수(F_Work), 기타 공용충전소 충전 횟수(F_Public), 완속 충전 횟수(F_Slow)와 급속 충전 횟수(F_Rapid)의 다섯 개를 선정했다. 충전패턴의 예측변인으로는 충전인프라 접근성, 충전인프라 선호도, 차량 특성, 개인 및 가구 특성 변수 등을 검토했다.

다음 최적 모형 도출을 위해 계층 수(k)를 2개부터 순차적으로 6개까지 증가시키며 잠재계층분석을 수행했다. 다음으로 모형별 적합도 지수와 계층별 비율의 적정성을 검토한 결과 계층 수가 4개인 모형이 선정되었다. 표 3의 모형별 비교 결과에서 보듯이 최종 선택된 모형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우도의 차이를 보이며, 정보도 지수와 분류의 질 측면에서도 우수한 결과를 산출했다. 계층별 비율도 유일하게 5% 이하 분류가 없는 결과를 보인다. 해당 모형을 통해 분류된 계층별 상세 분석은 4장에서 논의했다.

4.1 충전패턴 유형

4.1.1 유형별 구성비

잠재계층분석을 통해 전기차 운전자 297명의 충전패턴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4개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각 유형의 명칭은 주 충전장소와 충전기 유형을 반영하여 ‘주거지 완속 중심형(이하 주거지완속형)’, ‘공용 중심형(이하 공용중심형)’, ‘혼용 완속 중심형(이하 혼용완속형)’, ‘직장 완속 중심형(이하 직장완속형)’으로 명명했다. 그림 2는 각 유형별 구성비를 산출한 결과이다.

그림. 2. 충전패턴 유형의 구성비

Fig. 2. Classification rate of charging pattern class

전기차 운전자 집단에서 각 유형이 차지하는 비율을 확률적으로 산출한 결과 가장 많은 유형은 혼용완속형으로 약 69.3%의 확률을 갖는다. 위 결과는 비교적 다양한 충전인프라 유형이 공급되어 있는 국내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판단된다.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유형은 주거지완속형 16.5%, 공용중심형 8.20%, 직장완속형 6.10% 순으로 나타났다. 직장완속형은 가장 낮은 구성비를 보이는데 상대적으로 직장에서 충전가능성이 낮은 국내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판단된다.

4.2 충전패턴 유형의 예측변인

3장 연구모형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충전패턴에 영향을 미치는 잠재적인 요인으로 충전인프라 접근성, 선호도, 차량 특성, 인구 및 주거환경 등을 검토했다. 본 연구에서는 충전패턴의 예측변인을 탐색하기 위한 통계적 기법으로 다항로짓분석을 활용했다. 이 방법은 충전패턴 유형을 종속변수로 하고 독립변수로서 다양한 예측변인을 설정한 다항로짓모형을 분석함으로써 충전패턴 유형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변수를 탐색하는 것이다.

다항모형의 기준 범주는 승용차 충전패턴으로 가장 기본적 형태인 주거지완속형으로 설정했으며, 그 외 세 가지 유형을 종속변수로 모형을 분석했다. 그 결과 표 5와 같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모형이 도출됐다. 모형을 살펴보면 모든 충전패턴 유형의 예측변인으로서 충전인프라 접근성, 충전인프라 선호도 관련 변수가 유의하게 나타났으며 일부 유형은 전기차 주행거리, 주차 형태, 성별도 유의한 예측변인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그 외 차량 특성이나 주거 특성이 미치는 영향은 본 모형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각 유형별로 세분하여 예측변인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공용중심형은 특히 주거지 완속충전기 접근성, 기타 급속충전기 접근성, 주거지와 완속충전기 선호, 주차 안정성이 유의한 예측변인으로 나타났다. 즉 주거지 완속 충전이 어렵고 공용 급속충전기 접근성이 높을수록, 주거지와 완속 충전에 대한 선호가 낮을수록 공용중심형 충전패턴을 보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거지에서 안정적인 주차가 어려운 경우도 공용충전형 패턴을 보이는데 유의한 영향을 미친다.

Notes: * indicates statistical significance at the 10% level, ** at the 5% level, and *** at the 1% level or better.

혼용완속형은 주거지 비공용 완속충전기 접근성, 주거지 충전 선호, 연평균 주행거리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예측변인으로 나타났다. 즉 주거지 비공용 충전기를 이용하기 어렵고 주거지 충전에 대한 선호가 낮을수록 혼용완속형의 패턴을 보인다. 차량 특성과 관련하여 낮은 연평균 주행거리도 혼용완속형 패턴을 보이는데 유의한 영향을 미친다.

직장완속형은 주거지와 직장 충전기의 접근성, 주거지 충전 선호, 성별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예측변인으로 나타났다. 즉 주거지 비공용 충전기를 이용하기 어렵고 직장에서 비공용 완속충전기 또는 공용 급속충전기의 접근성이 높아질수록 직장완속형의 패턴을 보인다. 또한 주거지 충전에 대한 선호도가 낮고 남자일수록 직장완속형 패턴을 보이는데 유의한 영향을 미친다.

예측변인별로 충전패턴 유형에 미치는 한계효과를 분석하였다. 한계효과는 예측변인 한 단위의 변화에 따른 종속변수의 확률변화율을 의미하며, 독립변수 확률의 편미분된 식으로 추정한다. 해당 결과는 표 6에서 제시했으며 통계적으로 유의한 변인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주거지 비공용 완속충전기를 이용가능한 경우 잠재계층인 주거지완속형일 확률은 12.1% 더 높아진다. 직장 비공용 완속충전기를 이용가능한 경우 직장완속형일 확률은 15.5% 높아지고, 혼용완속형일 확률은 16.4% 낮아진다. 연평균 주행거리의 경우 주행거리가 1,000km 늘어날 때마다 공용중심형일 확률은 0.2%, 직장 완속형일 확률은 0.1%, 주거지완속형일 확률은 0.3% 높아지고, 혼용완속형일 확률은 0.6% 낮아진다.

4.3 분석의 시사점

앞서 제시한 전기차 충전패턴 유형과 예측변인 분석을 통해 도출한 시사점을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요약했다.

첫 번째, 전기차 운전자의 충전패턴은 충전인프라 여건, 차량 특성, 주거 환경 등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고, 비교적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해외 연구에서 제시하는 충전패턴은 제반 여건이 상이한 국내 사례에 적용하기는 적합하지 않다. 우리나라 전기차 운전자의 충전패턴은 상대적으로 공공충전인프라 공급 수준이 양호하기 때문에 여러 장소에서 충전하는 혼용완속형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예측변인 분석에서 보듯이 주행거리가 길어질수록 혼용완속형인 확률은 줄어들고 주거지와 직장 등 안정적인 장소에 집중하는 충전패턴일 확률은 높아진다.

두 번째, 주거지 충전과 완속 충전은 승용차 운전자의 기본적인 충전 방식으로 중요하다는 점이다. 국내에서는 공공 급속충전기 중심 인프라 확대를 추진해왔으나, 향후 전기차 확산에 대비하여 주거지와 완속 중심 충전인프라 공급으로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 예측변인 분석에서 보듯이 주거지 충전이 가능한 경우 주거지완속형 확률은 현재 16.5%에서 27.6%로 높아진다. 주거지 충전과 완속 충전의 중요성은 충전인프라 선호도 측면에서도 드러난다. 그림 3은 충전인프라 선호도를 분석한 결과로, 가장 많은 응답자가 우선 설치를 원하는 충전인프라 형태는 주거지 비공용 완속 충전기이며 다음은 주거지 공용 완속충전기 순이다.

세 번째, 직장은 대부분 운전자에게 주요 활동이 일어나는 공간으로 충전인프라 공급 필요성이 높다는 점이다. 아직 국내에서는 직장 중심 충전패턴이 약 6%로 많지 않은 편이나 예측변인 분석에서 보듯이 직장 충전기를 공급할 경우 직장완속형 충전 유형은 약 21% 이상으로 높아진다. 따라서 주거지 충전 여건이 열악한 경우 기초 충전장소로서 직장 충전인프라 공급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림. 3. 충전인프라 유형별 선호 비율

Fig. 3. Preference by type of charging infrastruc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