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1 지능형전력망법

에너지 분야에서는 ‘에너지법’이 기본법의 성격을 지니고 있으나 데이터 활용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규정하지 않고 있으며, 「지능형전력망의 구축 및 이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지능형전력망법”이라 한다)이 에너지 관련 다른 법령에 비해 데이터 내지 정보에 관한 사항을 보다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지능형전력망법은 지능형전력망의 구축 및 이용 촉진을 위하여 시행되고 있는 법률로, 지능형전력망이란 스마트그리드를 의미하는데, 같은 법 제2조 제1호에 의하면, “전력망에 정보통신기술을 적용하여 전기의 공급자와 사용자가 실시간으로 정보를 교환하는 등의 방법을 통하여 전기를 공급함으로써 에너지 이용효율을 극대화하는 전력망”으로 정의된다.

지능형전력망법은 제4장에서 지능형전력망 정보의 수집·활용 및 보호에 관한 사항들을 규정하고 있는데, 일반적인 데이터 및 개인정보보호 관련 법령과 달리, 정보의 공동 활용 측면에서도 특징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데, 본 법률이 2010년에 제정된 점을 고려하면 다른 분야의 데이터 및 정보 관련 법령에 비해 시기적으로 앞선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이와 관련된 세부 규정들을 살펴보면, 제21조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이 지능형전력망 사업자로부터 지능형전력망에 관한 유형별·분야별 및 공급단계별 통계 정보를 수집하여 관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여기서 “지능형전력망 사업자”란, 제2조 제5호·제6호에 따른 지능형전력망 사업을 영위하기 위하여 제12조에 따라 등록한 사업자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그리고 제22조에서는 성명, 주민등록번호 등 해당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를 정보주체의 동의없이 수집하거나 처리하는 것을 금지하는 등 개인정보보호법과 유사한 내용을 담고 있다.

제23조 제1항에서는 지능형전력망 사업자가 다른 지능형전력망 사업자에게 정보를 제공하거나 공동 활용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같은 조 제2항에서는 이러한 정보에 전력망개인정보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에는 정보주체에게 이를 알리고 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고, 같은 조 제3항에서는 정보를 제공받은 지능형전력망 사업자에의 제3자 제공을 제한하는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제24조에서는 지능형전력망 정보의 수집 및 활용에 관한 표준약관의 제정 및 시행 권고, 관련 규정의 제정·시행 권고 등에 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으며, 제26조에서는 지능형전력망 정보의 신뢰성과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지능형전력망 사업자에게 일정한 보호조치를 하도록 의무화하고 있고,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보호조치에 관한 지침을 제정하여 고시하고 지능형전력망 사업자에게 이에 대한 준수를 권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제28조에서는 지능형전력망 정보의 공동 활용을 위하여 지능형전력망 사업자 상호간 협력체계 구축을 권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2.1.2.2 전기사업법

전기사업법은 전력계통 및 전기설비 등과 관련된 데이터 이용의 활성화를 위한 직접적인 사항은 규정하지 않고 있으나, 다른 전기사업자의 사업 수행 및 공정한 전력거래를 위한 정보공개에 관한 사항을 일부 규정하고 있다.

같은 법 제20조의2에 의하면, 송전사업자 또는 배전사업자는 그 전기설비를 다른 전기사업자가 이용할 수 있도록 산업통상자원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전기설비 용량 및 전기사업자의 이용 현황 등 전기설비의 정보를 공개하여야 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같은 법 제41조에 의하면, 한국전력거래소에 공정한 전력거래를 위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전력거래량, 전력거래가격 및 전력수요 전망 등 전력시장과 전력계통의 운영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도록 하고 있으며(제1항), 전기사업자 및 수요관리사업자가 전력시장과 전력계통의 운영에 관한 자료(제45조제2항에 따라 전력시장에서 결정된 우선순위와 다르게 지시를 한 경우 변경된 지시의 기준과 사유를 포함한다) 제공을 요구하는 경우 그 내용이 다른 전기사업자 및 수요관리사업자의 영업비밀을 침해하는 등의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이에 따르도록 하고 있다(제2항).

2.1.2.3 에너지이용 합리화법

에너지이용 합리화법은 에너지의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증진을 위하여 에너지사용 기자재, 산업과 건물에 대한 시책 등을 규정하고 있는 법률로 데이터에 관한 직접적인 사항은 규정하지 않고 있으나, 에너지의 효율적 관리를 위하여 에너지경영시스템, 에너지관리시스템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들은 구축 및 운영 과정에서 공장이나 건물 등의 전기·가스·열·수도와 같은 에너지 데이터를 비롯하여 공장 내 제조설비 데이터, 건물의 공용설비(엘리베이터, 조명 등) 데이터 등을 병행하여 수집하고 이를 분석하여 시계열 데이터 및 통계 자료 등을 생성하기 때문에, 에너지의 관리를 위한 데이터 시스템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이를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제28조의2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에너지사용자 또는 에너지공급자에게 에너지효율 향상을 위한 전사적(全社的) 에너지경영시스템의 도입을 권장하여야 하며 이를 도입하는 자에게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제28조의3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에너지관리시스템의 보급 활성화를 위하여 에너지사용자에게 에너지관리시스템의 도입을 권장할 수 있으며, 이를 도입하는 자에게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2.1.2.4 기타 에너지 데이터의 관리에 관한 법령

한편, 에너지 관련 법령 중에서 직접적으로 데이터나 정보의 수집·이용 활성화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지는 않고 있으나, 해당 법령의 적용 분야와 관련된 정보의 종합관리를 위한 시스템 구축 및 정보 제공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

전기공사업법은 제31조에서 공사업자 및 전기공사에 관한 정보를 종합관리하여 이를 필요로 하는 행정기관·발주자 등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하여 같은 조 제6항에서는 이러한 정보를 종합적ㆍ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하여 전기공사종합정보시스템을 구축ㆍ운영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전기안전관리법은 제38조에서 전기안전관리에 관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하여 전기안전종합정보시스템을 구축ㆍ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 시ㆍ도지사, 시장ㆍ군수ㆍ구청장,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른 공공기관의 장 및 전기 관련 협회의 장 등에게 필요한 자료의 제공을 요청할 수 있고 이 경우 요청을 받은 자는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이에 따르도록 규정하고 있다.

2.2.1.1 데이터 일반 분야

미국은 공공데이터 개방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기 이전에, 1996년에 제정된 「정보자유법(Freedom of Information Act)」를 중심으로 공공데이터를 개방하는 정책을 추진해 왔다.

2018년 「증거기반정책수립기본법」(Foundations for Evidence-Based Policymaking Act of 2018)이 제정되어 범정부 차원의 데이터 기반 행정을 추진하고 있다. 동법은 기관별로 평가관을 두고 데이터 행정 및 연구, 사업 등을 평가, 점검하도록 했으며, 통계 전문가를 확보하도록 하고, 증거기반자문위원회를 두도록 해 연방기관 전반의 데이터 행정 역량을 강화하도록 했다(5 U.S.C. § 311-315).

그리고 「증거기반정책수립기본법」의 2편에 해당하는 「OPEN Government Data Act」를 2019년 1월에 제정하였는데, 이에 따르면 연방기관은 데이터 목록을 마련해야 하며, 모든 공공데이터를 기계판독(machine-readable)이 가능한 형태로 개방해야 한다. 또한 각 연방기관의 장은 데이터 생애주기 관리를 책임지는 등의 직무를 담당하는 데이터책임관(Chief Data Officer)을 지정하도록 하고 있다.

한편, 미국은 연방 차원의 일반 개인정보 보호법은 제정되어 있지 않으며, 각 연방 및 주의 개별법에서 각 분야별로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2.2.1.2 에너지 데이터 분야

미국은 2012년 3월에 ‘그린버튼’(Green Button) 정책을 공식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하였는데, 소비자가 정보제공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상에서 자신의 전기·가스·수도 등의 에너지소비 데이터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고, 제3자와 공유하여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 정책은 옵트 아웃(Opt-Out) 방식의 완화된 프라이버시보호법의 체계 내에서 민관 협력을 통한 에너지 데이터 공유 프로그램으로 추진되어 왔는데, 2022년 8월에 시행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Section 50121(Home Efficiency Rebates Program)에서는 에너지 소비 데이터를 기본 요건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선택사항으로 그린버튼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세대와 유틸리티의 계약 체결을 인정하고 있다.

2.2.2.1 데이터 일반 분야

영국은 「2010년 자유보호법」(Protection of Freedoms Act 2020)을 제정하여 적용대상 공공기관에 정보공개, 정보공개 계획 수립 등의 의무를 부과하고 있으며, 「2013년 공공정보재사용 규정」(Re-Use of Public Sector Information Regulations 2013)을 제정하여 정보 제공을 활성화하고 있다.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해서는 유럽연합 탈퇴 이후 EU의 「일반데이터보호법」(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 GDPR)을 UK GDPR로 명명하여 2021년 1월부터 적용하고 있는데, 개인정보를 보호함과 동시에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는 관점에서 데이터를 규율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이 법에서는 일반적 데이터처리, 자동화된 데이터처리, 수사·형사절차상 데이터처리, 정보기관의 데이터 처리, 데이터보호위원장의 권한 등에 관한 사항을 주로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2022년 7월에는 데이터 보안 및 공유와 관련된 프레임워크를 개정한 「데이터 보호 및 디지털 정보법」이 발의되어 데이터 기반 혁신을 촉진하고 규제를 간소화하는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데, 하원을 통과한 이후 2024년 현재 상원에서 심의가 진행 중인 상황이다. 주요 규정으로는, 자동화된 의사결정, 개인정보의 국제전송, 데이터 주체의 권리, 디지털 인증 서비스, 스마트 데이터 체제 등이 포함되어 있다.

2.2.2.2 에너지 데이터 분야

영국의 에너지기후변화부(DECC)는 2013년 9월에 스마트 미터로부터 전송되는 정보의 양방향 통신을 실현하기 위하여 ‘Data Communication Company’(이하 “DCC”라 한다)를 설립하였다. DCC는 에너지 데이터 관리 서비스, 스마트 미터의 등록, 효율적인 에너지 데이터의 교환 등의 업무를 주로 수행하고 있으며, 가스·전력시장관리국(Ofgem)의 관리·감독을 받고 있다.

법제도적 측면에서는 DCC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스마트 미터 통신 면허’(Smart Meter Communication Licence)를 취득하도록 하고 있고, 이를 위해서는 ‘스마트 에너지 규약’(Smart Energy Code) 및 ‘에너지 소매 규약’(Retail Energy Code)을 준수하도록 하고 있는데, 스마트 에너지 규약은 데이터에 대한 접근, 데이터 수정 절차, 스마트미터의 기술적 요구사항, 정보보안, 데이터 프라이버시, 통신 등의 사항을 규정하고 있으며, 에너지 소매 규약은 에너지 소매 계약과 관련된 계약사항, 지적재산권, 책임의 한계, 보험, 보안사항 등을 폭넓게 규정하고 있다.

2.2.3.1 데이터 일반 분야

독일의 데이터와 관련된 대표적인 법률로는 2017년에 제정된 「온라인접속법」(Onlinezugangsgesetz, OZG)을 들 수 있다. 이 법은 에너지 분야를 포함한 공공 서비스를 디지털로 제공하는 것을 법적으로 의무화하였는데, 국민들이 공공 서비스에 온라인을 통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디지털 양식 및 문서 등 사용자 친화적인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독일의 온라인접속법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온라인 중심의 공공 서비스를 구현함으로써 서비스 이용자인 국민 뿐 아니라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담당자들의 업무를 효율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수반되는 데이터의 확장 및 분석을 통해 공공 서비스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2.3.2 에너지 데이터 분야

독일은 2016년 7월에 ‘에너지전환디지털법’(Gesetz zur Digitalisierung der Energiewende)을 제정하였는데, 이 법은 유럽연합 지침 2009/72/EC에 따라 시행되는 것으로 유럽 최고 수준의 엄격한 데이터 보안을 확보하면서 자국의 에너지 시장을 디지털화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전력 공급자와 소비자가 관련 정보를 양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스마트 미터링 시스템 구축을 확대하고 이와 관련된 측정·검정 기준, 전력망 접속, 에너지경제비용, 전력기본공급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 법에 따라 2032년까지 스마트 전력 계량기를 총 4,400만 대를 단계적으로 보급할 계획이며, 2026년까지 첨단 센서, 통신, 배전망 소프트웨어,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등의 인프라에 총 236억 달러가 투자될 전망이다.